5월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중, 접하게 된 상하이 마스터스 투어 공고. 이미 작년의 경험이 있기에 힐링도 할 겸 바로 신청을 하고 함께 하게 되었다. 역시 후회없는 선택이었고 테니스에 대한 또 한 번의 감동을 갖기에 충분하였다. 거기에 더한 오전 상하이 관광은 덤이라고나 할까.
항상 새로움이 있다
비록 페더러 팬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주었지만 예선을 통과해서 올라온 라모스의 승리, 세계 1위의 복식조인 브라이언 형제에게 1세트를 내주고도 극복하고 승리를 낚은 카발과 파라, 일방적인 응원을 극복하고 선전했지만 아쉽게 패한 칠리치, 오랜 부상을 딛고 새롭게 도전하여 승리의 이야기를 적어 내려가는 나달,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을 것 같은 현재의 세계 1위 조코비치까지…테니스에는 항상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새로움이 있다.
진한 아쉬움… 하지만 감동이 있다
모든 팬심에 강스매시를 날려버린 페더러는 말할 것도 없고, 한 번의 승리 찬스를 놓치고 타이브레이크를 12대 10으로 1세트를 내주며 패한 니시코리의 아쉬움.
대어를 잡는 줄 알았지만 2% 부족함으로 1세트를 내주고 무너져 버린 토미치.
칠리치와의 3시간 혈투 끝에 올라왔지만 날아만 가는 포핸드와 조금씩 빗나가는 백핸드로 너무 쉽게 무너져 버린 바브랑카까지.
똑 같은 스타일의 거울을 보고 치는 듯하지만 상대보다 아주 조금 무딘 베르디히.
팬으로서 이런저런 아쉬움이 있지만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한 그들의 모습은 아쉬움 이전에 진한 감동을 준다.
아름다운 열정이 있다
행사를 기획 준비한 테니스피플의 한국 테니스에 대한 애정과 사랑, 지방 곳곳에서 한국 테니스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사무국장님들.
테니스가 좋아서 상하이까지 날아온 동호인들, 그들의 테니스 사랑에는 설명이 필요없는 아름다운 열정이 있다. 그 아름다운 열정은 우연히 훔쳐본 송가의 애인보다 훨씬 아름답다는 데 이견이 없으리라.
혼자 즐기고 생각하려고 참가하게 된 투어에서 함께 한 사람들과 최선을 다해 쉼 없이 뛰는 선수들을 보고 새로움과 아쉬움, 감동과 열정을 느끼며 힘을 얻는다. 집에 도착하니 준결승에서 나달과 머레이가 패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누가 결승에 올라가고 누가 우승하면 어떠랴? 지금의 나에게 테니스는 이미 새로움과 감동과 열정으로 뭉쳐져 있는 것을. 그리고 또 그렇게 인생처럼 흘러가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