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는 한방이다. 단박에 출세할 수 있다. 마치 개천에서 용날 수 있는 곳이 테니스다. 큰 대회에서 와일드카드를 얻어 네번만 이기면 스타가 된다.

필리핀 19살 알렉스 이알라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알라가 26일 이가 시비옹테크를 6-2 7-5로 꺾고 WTA 1000 마이애미 오픈 4강에 진출했다.

인디언웰스에 이어 또다른 10대 천재가 등장했다. 이번에는 필리핀 출신의 19세 알렉산드라 이알라다. 오스타펜코도, 매디슨 키스도, 시비옹테크도 이알라를 막을 수 없었다.

IMG 계약 선수로 IMG가 소유한 마이애미 오픈대회 와일드 카드에 출전한 이알라는 3연속 경기에서 그랜드 슬램 챔피언을 이겼다. 지난 3년 동안 가장 강했던 시비옹테크를 물리쳤다.

이알라는 베이스라인 위나 안쪽에 서서 앞으로 나아갔고 회전이 많은 왼손 서브는 상대로 하여금 손쉽게 잡아 치기 어렵게 했다.

처음부터 두려움 없이 플레이한 이알라는 "경기 초반부터 시비옹테크와 경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화요일 밤 필리핀에서 날라온 부모님과 시애틀에서 마이애미로 급히 온 삼촌과 사촌 앞에서 경기한 이알라는 "저는 그들에게 제가 이기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 이상을 보았다. 그들은 이알라의 생각못한 빠른 공격과 상대 강한 공격에 맞서 정교한 대포를 보았다. 이알라는 느슨한 랠리보다 가능한 한 위너를 구사했고 드롭 샷과 질긴 수비를 섞어서 모든 포인트에 집중했다. 그녀는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천하의 시비옹테크를 무릎꿇게 했다.

상대보다 파워가 부족한 이알라는 빠른 발과 손, 그리고 과감함으로 이를 보완했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시비옹테크의 파워와 스핀을 흡수했다. 그녀는 상대방에게서 시간을 빼앗기 위해 공을 짧게 치거나, 코트 밖으로 튕겨져 나온 볼을 처리하기도 했다.

시비옹테크는 이알라가 다음 공을 칠 기회를 제공했다. 그 결과 이알라가 13개의 실수를, 언포스드 에러를 한 반면 시비옹테크는 32개의 언포스드 에러를 했다. 1만3000석 규모의 큰 경기장에서 경기를 한 적이 없는 이알라는 세계 챔피언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은 채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했다.

이알라는 "저는 코트에만 집중하고 다른 사람이 없는 것처럼 느끼려고 정말 노력했다" 고 말했다. 이 폭발적인 성장은 어떤 것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았다.

이가 시비옹테크가 폴란드의 테니스 유산에서 탄생한 선수라면 이알라는 7,641개의 섬과 1억 1천만 명 이상의 인구에서 과거에 프로 선수를 거의 배출하지 않은 나라에서 나왔다. 이알라는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 아카데미를 택했고 그곳에서 배웠다.

이날 경기 플레이어 박스에 나달의 삼촌 토니 나달이 앉아서 관전했다.

이알라는 나달 아카데미에서 테니스를 배울 수 있게 IMG의 도움을 받았다. IMG는 유럽과 미국 이외의 아시아와 동유럽 테니스 시장에서 잠재적인 스타를 점점 찾아 투자했다. 일본의 니시코리와 중국의 정친원이 그 대표적인 성공케이스다.

이알라는 행운도 따랐다. WTA 투어의 쉴 새 없는 스케줄에 있는 선수들과 일정이 다소 달랐다. 2월 동안 선수들은 중동대회에서, 3월 상반기에는 캘리포니아로, 그리고 하반기에는 미국을 가로질러 플로리다로 데려가는 여정을 소화했다. 많은 톱 선수들도 1월달에서 호주에서 테니스 일정을 소화했다. 호주오픈에서 성적을 올린 파울라 바도사가 이알라와 경기하기전 부상으로 기권한 것도 이알라에게는 행운이었고 바도사에게는 불운이었다. 

3월말이 되면 시비옹테크, 매디슨 키스 등의 톱 스타들의 에너지 탱크가 바닥나고 있었다. 바로 다음달부터 붉은 클레이코트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어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지쳤고 부담이 되었다. 아무리 투어가 일상이라 해도 남반구와 북반구, 중동에서 아메리카로 숨가쁘게 오가며 이동하는 선수들에게 이런 행군은 지치게 한다.

그러다 갑자기, 싱싱하고 끈질긴 그리고 기초가 탄탄한 10대가 달려들어 라켓을 과감하게 휘둘러대면 톱스타들은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가를 깨닫지 못한다. 평소와 같이 잘 하는데 통하지 않는 것이다.

이알라와 경기한 시비옹테크는"그녀는 정말 공격적이었고 집중력을 유지했고, 어떤 샷은 예상 못하고 갑자기 나왔다" 며 "그녀는 리턴을 꽤 길게 해서 반격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세 번 연속 인생 최고의 경기를 한 이알라는 140위를 넘어 100위에 들었고 75위까지 갔다.

시비옹테크를 쓰러뜨리는 것은 누구라도 어렵다. 이알라와 같은 경험이 부족한 상대를 무너뜨리고, 쉽게 경기 주도권을 잡기 마련이다.

카운터펀처인 이알라는 시비옹테크를 상대로 전면 공격 전략을 택했다. 이알라가 77점을 따냈고, 시비옹테크가 59점을 딴 것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이알라는 서브를 리턴하면서 43점을 따냈고 10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중 8개를 따냈다. 약한 상대에게 베이글 스코어로 무자비하게 이기는 시비옹테크를 상대로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다.

이알라의 승리는 필리핀 테니스 선수에게는 다시 한 번 끝없는 도전의 영역으로 밀어넣었다. 그녀는 이미 WTA 투어 역사상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필리핀인이 되었다. 이제 그녀는 그랜드 슬램보다 한 단계 낮은 1000레벨 이벤트에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US 오픈 준우승한 제시카 페굴라나 2021년 US오픈 챔피언 에마 라두카누가 이알라의 다음 상대다. 이알라의 목표는 우승이고 세계 1위다.

지금까지 가장 놀라운 성과를 보이며 커리어 첫 WTA 준결승에 진출한 이알라는 "저는 제 샷을 믿고, 제가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훌륭한 팀이 있다"라고 말했다. 

2022년 US오픈 여자 주니어 단식 우승자인 이알라는 13살 때 마요르카 마나코르에 있는 라파엘 나달 아카데미에서 훈련했다. 그녀는 그랜드 슬램 토너먼트의 본선에 진출한 최초의 필리핀 여자 테니스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마이애미에서 4강에 진출하면서 100위안에 들었다. 그랜드슬램 본선에 너끈히 들 수 있는 라이브 랭킹 74위가 됐다.

현재 필리핀의 여자 프로 테니스 선수는 알렉산드라 이알라가 유일하다.
2005년 5월 23일 필리핀 케손시티에서 태어난 이알라의 현재 프로랭킹은 대회 출전할때 134위였지만 4강에 오른 상황에서 74위가 됐다.
한번 더 이겨 결승에 진출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온다. 인디언웰스 사막에서 17살 미라 안드레바가 용이었다면 마이애미 바닷가에서 용오름은 이알라가 일으키고 있다.

175cm로 왼손잡이인 이알라는 14살때인 2020년부터 프로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이알라는 우리나라 박소현과 1승 1패를 한 선수다. 2023년 7월 W25 Corroios-Seixal 대회 1회전에서 박소현이 6-4 6-3으로 이겼고 2023년 9월 오사카대회 예선 2회전에서 이알라가 박소현에 4-6 6-1 7-5로 역전해 이겼다.

이알라는 2018 레 쁘띠 애즈(Les Petit As)14세 이하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유망주의 길을 걸었다. 2020년 호주오픈 주니어 복식 우승, 2021년 프랑스오픈 주니어 복식 우승한 이알라는 주니어 2위를 했다. 그녀의 어머니 리사는 1985년 동남아시아 게임 100m 배영 동메달리스트로 현재 Globe Telecom의 최고재무책임자 (CFO)로 일하고 있다 . 그녀는 전 필리핀 농구 협회 커미셔너인 놀리 이알라의 조카다.

이알라는 2020년 3월 4일 튀니지 모나스티르에서 열린 $15,000 이벤트에 출전했고 스페인에서 열린 ITF W15 Manacor에서 첫 프로 테니스 챔피언십 타이틀을 획득했다. 국제대회 우승을 기록해 10대 테니스 신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필리핀 태생의 선수들이 테니스계에서 빛나는 것을 보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특히 10대 아시아 주니어가 프로대회에서 성적을 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스페인 마요르카 라파엘 나달 아카데미에서 테니스를 본격적으로 배운 이알라는 견고하고 공격적인 테니스를 구사하며 서브, 백핸드 슬라이스 및 드롭에서 실력을 보이고 있다. 이알라는 국제테니스연맹의 주니어 선수 보조금 프로그램에서 $25,000의 비용을 지원받는 15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이알라는 필리핀 속담에 "인내하면 노력의 결실을 거둘 것"이라는 말을 실천하고 국가 간판 스타로 성장하며 필리핀에서 테니스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