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7 보스톤 영화에서 서윤복의 질주를 거들고 있는 손기정(오른쪽)

▲ 영화 1947 보스톤에서 손기정이 서윤복과 함께 미국대회 출전길에 오른 것을 기뻐하고 있다

한국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과 그의 제자 서윤복의 뜨거운 도전을 그린 실화 바탕의 영화 '1947 보스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군정치하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다. 하정우가 손기정을, 임시완이 서윤복을 연기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이 제2의 손기정으로 촉망받는 제자 서윤복과 함께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까지의 순간들을 포착했다.

우리의 이름으로 출전하는 첫 국제 대회를 위해 발 벗고 나선 마라톤 감독 손기정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다부진 눈매의 뭔가 하고자 하는 서윤복의 모습이 영화에서 눈에 띄었다. 

후배 마라토너를 양성하기 위해 합숙 훈련을 시작한 손기정과 온몸이 땀에 흠뻑 젖도록 연습에 매진하는 서윤복은 여러 고비를 거쳐 어렵게 보스턴에 도착해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지만, 산 넘어 산 위기가 계속해서 찾아온다.

최초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채 출발선 앞에 선 영광의 그날 달리기 시작한 서윤복은 42.195km를 세계 신기록으로 완주해 군정치하의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현재 한국테니스는 세계 남녀 100위안에 한명도 없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대구주니어테니스페스티벌에선 세계 100위안에 10명을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과거에 한사람의 열걸음보다는 열사람의 한걸음 방식을 택해 전국 각처에서 차고 넘치는 재원으로 테니스를 하고 있다.  

일장기 가슴에 달고 시상대에 오른 손기정은 꽃다발로 일장기를 가려 그후로 일제에 의해 해방전까지 마라톤을 못하다가 1948년 런던올림픽에 한국 선수 출전을 하기 위해 1947 보스톤 마라톤 경력을 중요시해 서윤복의 우승을 일궈냈다.  이후 마라톤은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 등을 배출했다. 

뜨거운 심장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다. 브라질의 폰세카가 넥스트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할때 벤치에 있던 세지도자가 손톱 물어뜯다 일제하 일어나 환호했다. 

테니스에도 손기정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  테니스 하는 나라들은 그 나라의 테니스 수준을 그랜드슬램본선에 출전하는 선수가 몇명이 있냐를 놓고 따진다. 

그동안 이형택-정현-권순우로 이어지던 남자 그랜드슬램 본선 출전이 내년 호주오픈부터 맥이 끊기게 생겼다. 여자는 조윤정-한나래-장수정으로 이어진 그랜드슬램 본선 출전의 줄이 가느다랗게도 보이지 않는다. 

한때 주류를 이룬 학교테니스에서 아카데미 테니스로 흐름이 바뀌면서 테니스에 스승과 제자 사이의 끈끈한 연대의 끈이 사라졌다. 선수와 지도자가 마음맞지 않으면 선수가 옮기고 이동하는 것이 다반사가 됐다. 

지도자도 세계 100위안에 드는 선수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 뜻을 내려 놓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꿈은 있되 실천을 못하고 있다.  개인 삶이 없고 희생만 강요되는 투어 코치는 어느새 사라졌고 선수들의 도전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것이 장기화되면 그랜드슬램에 한명도 출전못하는, 테니스 후진국이라는 늪에 빠지고 만다. 세계적인 선수는 생각있는, 뜻있는 지도자가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