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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거품 없음’ 컨셉트를 브랜드로 만들어국내 최대 대형마트 이마트의 PB, 노 브랜드
글 오룡(코멘터리 편집주간) 사진 이마트  |  tennis@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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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3  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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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의 자체 브랜드를 흔히 PB(private brand)라 한다. 유통업체가 독자적으로 개발·생산한 제품 브랜드를 말한다. 유통구조를 단순화해 가성비를 높이고 고객 성향에 맞출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영어권에선 이를 PL(private label)이나 OL(own label)이라 부른다.

 

   
▲ 노브랜드 매장

노 브랜드는 이마트의 대표 컬러인 짙은 노란색으로 소비자들 인식에 각인돼 있다. 직관적인 브랜드네임과 ‘싼 티 제대로 풍기는’ 로고 디자인이 마케팅에 한몫 했다. 국내 최대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이 분야의 선구자다. 1997년 대형마트 최초로 '이플러스 우유'를 출시한 게 시초였다.

이후 모기업인 신세계백화점이 과거에 사용하던 ‘피코크’ 브랜드를 붙인 가정간편식 라인을 개발했다. 다른 PB 상품이 가격경쟁력에만 초점을 둔 반면 피코크는 과감하게 고급화를 시도했다. 호텔 셰프 등 전문 요리사가 개발한 레시피에다 유명 맛집과의 제휴를 통해 품질과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이렇게 시장을 선점해 나감으로써 2013년 340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3000억 원대로 훌쩍 뛰었다. 이에 고무된 이마트는 2015년 4월 '노브랜드'를 내놓았다. 가성비를 극대화한 변기시트·와이퍼·건전지 등 9종의 상품으로 출발했다.

브랜딩 전략은 상품의 핵심인 가격과 본질에 집중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브랜드가 없다’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브랜드네이밍은 사실 창의적인 것은 아니다.

캐나다 유통업계에서 베꼈다는 혐의가 짙다. 캐나다 최대 식품유통업체이자 대형마트인 롭로우스(Loblaws)은 1978년부터 노브랜드와 같은 의미의 ‘노네임(No Name)’이란 브랜드를 사용해왔다. 대표 컬러가 노브랜드와 같은 진노란색인데다 검은색 표기도 유사하다. 또 불필요한 장식이 없다는 뜻인 ‘노프릴(No Frills)’이란 슈퍼마켓 체인도 캐나다 전역에 널려있다.

PB, 대형마트 매출의 30% 차지

‘브랜드 거품 제거’를 마케팅 포인트로 한 노브랜드는 그 자체가 브랜딩의 전범이 되고 있다. 시그니처 컬러인 짙은 노란색 패키지는 매장 안에서 다른 제품과 확실히 구분되면서 통일성을 갖도록 했다. 로고 디자인의 일부인 새는 종달새인데 좋은 소식을 가져다 준다는 의미라고 한다.

패키지 전면에 제품명을 크게 인쇄한 뒤 그 아래 해시태그를 달아 제품을 간략히 소개하는 방식도 구매자들 눈길을 끌었다. 9종으로 시작한 노브랜드 제품라인은 900여 종으로 확대됐다. 그새 매출 또한 270억 원에서 지난해 2000억 원으로 급신장했다.

노브랜드는 철저한 기획을 통해 탄생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인 주도한 ‘52주 발명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1년 내내 전 직원이 발명가라는 입장에서 창의력을 발휘하자는 캠페인이다. 생활의 가치를 더한다는 지향점 아래 아이디어 공모에 나섰다. 철저한 소비형태 분석을 통해 박리다매가 가능한 제품을 뽑아낸 것이다. 결국 반복 구매가 잦은 생활용품 중심으로 구성됐다.

품질 대비 제조단가와 납품가를 낮추기 위해 제조업체와 함께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업계 최저 가격대를 만든 비결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있다고 주장한다. 노브랜드 개발 프로젝트가 기술력 있는 중소 제조업체를 발굴하고 협업함으로써 동반성장하자는 의도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 이마트 노브랜드 인기상품 물티슈. 100장 패키지 소비자가 800원을 실현했다. 생산업체인 한울생약은 노브랜드 납품 이후 매출이 수직 상승했고, 노브랜드 브랜드로 해외수출까지 하게 됐다

이마트는 인기상품인 물티슈를 그 예로 든다. 노브랜드 물티슈는 두께를 줄이는 방식으로 100장 패키지 소비자가 800원을 실현했다. 생산업체인 한울생약은 노브랜드 납품 이후 매출이 수직 상승했고, 노브랜드 브랜드로 해외수출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이마트는 저가형 브랜드 노브랜드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 피코크, 스탠다드 브랜드로 이마트 베스트, 러빙홈, 플러스메이트 등 자체 브랜드 생태계를 갖췄다. 노브랜드는 내수시장 성공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사드 파문 등으로 지난해 철수한 뒤 동남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몽골, 베트남에 이어 최근 필리핀 진출을 결정했다. 현지 유통기업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2020년까지 노브랜드와 화장품 PB 센텐스 전문점 50개를 내기로 했다. 노브랜드 제품만 파는 전문점 해외 진출은 처음이고, 자연주의를 콘셉트로 ‘향’을 특화한 센텐트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번째다. 내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고급형 슈퍼마켓을 개설할 예정이다.

대형마트 등 각 유통기업의 PB 마케팅은 고급화, 차별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간 마진, 로열티, 브랜드 거품을 제거함으로써 생긴 가격경쟁력이 그 기반이다. 실속 있는 상품 공급은 소비자에게도 환영 받는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싸다는 이미지가 자리잡으면 가격을 올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격비교에 소홀한 사이 슬그머니 가격을 올려버린다는 것이다. 납품대금 부당 인하, 일부 제품의 품질 저하 등도 유통기업들이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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